장승주 | 유페이퍼 | 0원 구매 | 0원 1일대여
0
0
91
1
0
1
2023-02-22
몸이 앞으로 나아감에 따라 발목과 팔목에 걸쳐진 봉인갑에 연결되어있는 사슬들이 철컹- 신음을 내뱉는다. 오공은 두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상념에 지난 날을 돌이켜본다. 태상노군이 만들어 두었다던 불로장생의 단약을 몰래 훔치기도 하고, 서왕모의 반도(蟠桃)도 훔쳐먹고 지난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오며 드디어 오늘 그를 마주했다.
그리고 지난날 어미뱃속에서 느꼈던 그 까마득한 절벽에서 떨어지는 듯한 감정을 떠올려보다가, 어느순간 자신이 멈춰있고, 주변이 조용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상념을 지운, 그가 조심스럽게 감았던 눈을 뜨고, 정면을 바라본다.
"…큭"
보인다. 태사의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세상을 오시하는 듯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