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앞으로 나아감에 따라 발목과 팔목에 걸쳐진 봉인갑에 연결되어있는 사슬들이 철컹- 신음을 내뱉는다. 오공은 두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상념에 지난 날을 돌이켜본다. 태상노군이 만들어 두었다던 불로장생의 단약을 몰래 훔치기도 하고, 서왕모의 반도(蟠桃)도 훔쳐먹고 지난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오며 드디어 오늘 그를 마주했다.
그리고 지난날 어미뱃속에서 느꼈던 그 까마득한 절벽에서 떨어지는 듯한 감정을 떠올려보다가, 어느순간 자신이 멈춰있고, 주변이 조용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상념을 지운, 그가 조심스럽게 감았던 눈을 뜨고, 정면을 바라본다.
"…큭"
보인다. 태사의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세상을 오시하는 듯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가 보인다. 만나고 싶었다. 정말로 이 순간만을 위해, 힘든것도 아픈것도 잊고 자신은 그렇게 살아왔다.
"…하하핫!…하하하…!"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미친듯이 웃던 오공은 다시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본다. 저 눈빛일까? 저게 바로
그
"그 오만한 눈빛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습니까?"
"그러고 보니 네가 언젠가 은총을 내린적있던 여인의 아들이라고 들었다. 따지고보면 내 아들이 되는 셈인가? 그래, 어디 반항이라도 해보고 싶던게냐?"
"…하…하"
우우웅- 쉬잉-
"와라, 여의"
느껴진다. 태어나서 처음 가져보는 살의. 리고 그 순간 허공을 격하고 자신의 봉. 여의가 날아온다. 팔목과 발목을 구속하던 봉인갑은 이미 벗겨진 후였고, 손을 들어 날아든 여의봉을 움켜잡았다
장승주 34세 수원거주
판타지소설과 시를 이북으로 출간한적있으며 현재 운세글을 쓰며 작가로 활동하면서 택배 상하차, 건설 일용직을 겸하는 프리랜서.
음악도 좋아해서 보컬로 음원을 낸적이 있으며 최근엔 작사,작곡도 재미붙여서 직접 작사작곡한곡 녹음해서 음원으로발매함